제17회 변방연극제 십오원오십전 2015

무대에 정치적 중립이란 있을 수 없다

[2015.11 제25호 화요일의 약속]

무대에 정치적 중립이란 있을 수 없다

변방의 예술가, 임인자

 

사진·글|현린 편집위원, 문화예술위원장

 

 

지난여름 두 편의 연극을 보았다. 일본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거장 고바야시 다키지의 소설 《게공선》(1929)을 각색한 ‘극단 공’의 동명 연극과 ‘성노동자권리모임 지지’ 활동가들의 토론극 《똑바로 나를 보라 2》. 두 연극 사이에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는데 첫째, 두 작품 모두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는 노동자들의 삶을 다루었다. 《게공선》은 게를 잡아 가공하는 어선이자 공장인 게공선 노동자의 삶을, 《똑바로 나를 보라 2》는 성노동자의 삶을. 둘째, 두 연극 모두 작품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서울 변두리 지역의 극장에서 상연되었다. 《게공선》은 서울 영등포구의 한 공장 2층에 있는 ‘인디아트홀 공’에서, 《똑바로 나를 보라 2》는 서울 성북구의 ‘미아리 예술극장’에서. 마지막으로 셋째, 두 연극 모두 공교롭게도 같은 연극제의 초청작이었다. 올해 벌써 17회째라고 하는 서울변방연극제.

공교롭게도? 아니다. 선후관계를 따지자면, 알고 보니 두 연극 모두 같은 연극제 초청작이었다고 할 것이 아니라, 서울변방연극제 초청작이었기 때문에 두 연극 모두 봤다고 해야 한다. 변방의 이야기를 변방의 방식으로 변방의 지역에서 들려주려는 신중한 기획의 산물이었다고나 할까. 2010년 봄에 인터넷 검색창을 뜨겁게 달궜던 ‘광화문 괴물녀’도 서울변방연극제 기획물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배후(!)에는 임인자 예술감독이 있었다. 2010년부터 2015년까지 서울변방연극제의 예술감독으로 일해 온 임인자 감독 덕에, 우리는 미학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최전방에 있는 연극들을 검색하는 수고를 덜 수 있었다. 꼭 한 번 만나서 변방의 연극에 관한 이야기들을 듣고 싶었다. 마침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검열과 배제를 위한 블랙리스트를 가지고 있다는 괴소문도 들리는 바, 그에 관한 이야기도 들을 겸 두 번째 화요일의 약속은 임인자 예술감독과 잡았다.

2015년 8월 2일 《똑바로 나를 보라 2》 공연이 끝난 후의 임인자 예술감독

2015년 8월 2일 《똑바로 나를 보라 2》 공연이 끝난 후의 임인자 예술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