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2016년 03월호] 북핵 문제, 제재보다 전략이 필요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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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laborzine | 조회수 | 122 | 날짜 | 2016/03/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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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띄우며] 그들에게 기대하지 말라
테러방지법이 결국 통과되었습니다. 원내 야당인 더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테러방지법 통과를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국회법에 필리버스터를 진행하였습니다. 필리버스터, 즉 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는 유신헌법 때 폐지되었다가, 2012년 여야합의로 통과된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국회법 개정으로 부활한 제도입니다. 어쨌든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에게 필리버스터는 평생 처음 들어보았거나, 책에서만 봤을 뿐 실제로 이루어지는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새로운 것이었습니다. 거기다 합법적으로 악법의 통과를 저지할 수 있다는 기대와 먼저 연설한 몇몇 의원들의 활약 등이 겹치면서, 필리버스터는 대부분의 야당 지지자들에게 환호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공간은 필리버스터 이야기로 들끓었습니다. 하지만 8일간의 필리버스터는 몇몇 의원들을 스타로 만들었을 뿐, 테러방지법은 여당안 그대로 통과되었습니다. 애초에 필리버스터라는 제도 자체가 양당제 내지 준양당제인 국가에서 존재하는 제도입니다. 여당의 과반수 의석이 보장된 상태에서 소수 야당에게 그나마 자신의 주장을 강력하게 알릴 기회라도 주자는 것이 필리버스터의 취지이며, 필리버스터를 통해 실제로 어떤 법안이 폐기되는 경우는 외국에서도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까 테러방지법 통과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는 말은 전혀 아닙니다. 가장 좋은 것은 양당제 내지 준양당제 구도 자체가 타파되어 특정 정당의 과반수 의석이 보장되지 않고 복수정당 간의 협의를 통해 법안이 통과되는 것이겠지만, 현재 한국의 선거제도상 이를 당장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그래도 의미 있는 것이 있습니다. 막지는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함으로써 해당 법안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를 사람들에게 확실히 인식시키는 것입니다. 법은 조문도 중요하지만 실제 운용도 중요한 바, 실제 운용에 있어서는 사회적인 분위기나 여론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악법 저지에 최선을 다함으로써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사회운동을 촉발시키는 것이 제대로 된 야당의 중요한 역할이기도 합니다. 정당은 사회의 갈등을 정치적으로 대변하는 조직이니까요. 특히 진보정당은 더더욱 그러합니다. 피지배계급을 대변하겠다는 진보정당의 이념상, 진보정당은 제도정치에 갇혀 있어서는 안 되며 사회운동의 조직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보수정당인 더민주당이나 국민의당만이 아니라, 스스로 진보정당을 자처하는 정의당조차 필리버스터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민주당보다도 더 무성의했습니다. 아마도 총선에서의 표 계산이 우선이었을 것입니다. 사회운동을 촉발하지 않고 제도정치에만 매몰된 정당은 진보정당이 아니라 제도권 야당의 하나일 뿐입니다. 상임대표가 정권교체와 연정을 위한 협의체를 이야기하고 비례대표 후보가 민주당과의 연대를 넘어선 과감한 선택을 이야기해도, 내부에서 비판의 소리가 거의 나오지 않는 상황도 그들이 무엇을 바라보고 이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더민주당, 국민의당만이 아니라 정의당에게도 더 이상 기대할 것은 없습니다. 그들에게 기대하지 마십시오. 진보의 대안은 우리 노동당뿐입니다. 이장규|기관지위원장
제 29호 미래에서 온 편지 · 목차 1 미래에서 온 편지 특집 ■ 북핵 문제, 제재보다 전략이 필요하다 기획 ■ 기본소득 Q&A 특별기획 ■ 2016 총선 특별기획 특별기획 故 박은지 전 부대표를 추모하며 인터뷰 진보정치 열전 빨간 도시교통 이야기 무지개 칼럼 노동자 권리찾기 상담소 삶과 문화 136 편지를 접으며 여성의 날을 넘어, 여성혐오 철폐의 날로!|김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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