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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2015년 12월호] 유신을 돌아보다
작성자laborzine조회수73날짜2016/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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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띄우며]

나선형의 진보

 

시대가 거꾸로 돌아가는 듯합니다.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서 경찰이 조준발사한 물대포를 맞은 백남기 농민은 생사의 기로에 서계십니다. 그럼에도 박근혜 대통령이나 경찰청장은 사과를 하기는커녕 집회참가자들을 IS에 비유합니다. 게다가 12월 5일 2차 민중총궐기를 ‘불허’하겠다고 말합니다. ‘불허’란 허가하지 않는다는 뜻인데, 우리나라 법률상 집회는 허가제가 아니라 신고제입니다. 공권력이 앞장서서 법을 위반하는 셈입니다. 위법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통행을 방해하는 차벽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이 있었음에도, 차벽은 11월 14일에도 여전히 설치되었습니다. 시위대의 복면을 금지하겠다는데, 그 전에 경찰의 ‘복면’부터 금지해야 합니다. 현행법상 경찰이 자신의 직무를 수행할 때는 자신의 직책과 이름을 밝혀야 합니다. 시위를 진압하거나 채증하는 경찰부터 실명을 공개해야 함에도 불법을 저지릅니다.

그러다보니, 박근혜가 박정희의 딸이라는 사실과 맞물려 시대가 유신독재 시대로 되돌아가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요? 박근혜 개인의 정서는 그럴 수도 있습니다. 보고 배운 것이 유신시대의 청와대니까요. 하지만 우리 사회 전체적으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독재로의 회귀를 이야기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김대중, 노무현 시절은 지금과 달랐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김대중, 노무현 시절에도 집회참가자나 노동자들은 숱하게 죽어갔습니다. 무엇보다, 정리해고며 한미FTA며 각종 민영화 등등 ‘시장’과 ‘국익’만을 앞세우고 노동자 민중의 이익은 무시하는 정책들이 본격화되었습니다.

사회경제적인 측면에서 박근혜 정부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을 그대로 계승했습니다. 시대가 거꾸로 가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또한 박근혜 정부의 정책은 현 사회의 반영이기도 합니다. ‘국익’을 위해 개인의 인권을 무시하거나, 성소수자 등 ‘혼이 비정상’인 사람을 ‘교화’해야 한다는 생각은 박근혜 개인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퍼진 사고방식입니다. ‘시장’의 논리에 따른 승자독식의 사고방식이나 여성 및 약자 혐오 등도 마찬가지입니다. 박근혜는 우리 사회의 거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절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무리 시대가 거꾸로 가는 듯해도, 유신시대처럼 사람을 함부로 고문해 죽이거나 사법살인을 할 수는 없습니다. 사회경제적으로도,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는 그간의 신자유주의를 반성하고 노동자의 권리나 불평등문제에 주목하는 흐름들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7,80년대에 비하면 그래도 우리는 한참 진보했습니다.

진보는 일직선이 아닙니다. 그것은 때로는 후퇴하고 때로는 패배합니다. 하지만 큰 흐름을 보면 결국 역사는 진보합니다. ‘나선형의 진보’를 믿으면서 올해를 마감하고 또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합시다.

2015년 12월 1일
<미래에서 온 편지> 편집팀 드림

 

 

제 26호 미래에서 온 편지 · 목차

1 미래에서 온 편지
4 편지를 띄우며 나선형의 진보 | <미래에서 온 편지> 편집팀
5 구독자 모집

지금+여기 노동당
6 노동자 권리 찾기 상담소를 시작합니다 | 박종만

특집 ■ 유신을 돌아보다
12 유신체제와 민주주의 | 김정한
18 유신의 기술 – 어떤 씻김굿도 그의 유령을 쫓아낼 순 없었다 | 김성윤
24 뿌리 깊은 ‘효율성’의 신화 – 다른 체제는 가능한가? | 김민하

기획 ■ 키워드로 보는 201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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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헬조선 헬조선 | 하지율
41 표절 표절의 풍경들 | 최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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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르포 |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 대구지부 경북대병원분회, 민들레분회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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