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국토부에 항의 방문한 대책위원회

코오롱은 왜 부천의 허파를 도려내려 하는가?

[2014.05·06 합본호(9호) 지역에서 현장에서]

코오롱은 왜 부천의 허파를 도려내려 하는가?

광명·서울 민자고속도로 동부천IC 건설에 반대하며

 

이병길|부천 당원,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 부천대책위 · 동부천IC 반투위 집행위원장

 

 

 

코오롱건설(이하 코오롱)과 (주)서서울고속도로가 주관해 올해 착공 예정인 광명-서울 민자 고속도로는 수도권 서남부지역 간선도로망 구축을 위해 계획된 것으로, 광명시와 부천시를 통과하여 서울시 강서구에 이르는 총연장 20.2km의 민자 고속도로이다. 전체 구간은 평택-문산 총 4개 구간인데, 그 중 코오롱이 주관하는 광명-서울 구간의 부천시 산림 훼손 문제가 그 심각성을 점점 드러내고 있다.

동부천IC는 부천의 허파와도 같은 작동산과 까치울정수장, 부천수목원 일대 8만 평방미터의 산림을 잘라내고 인터체인지 램프 2개소와 요금소를 건설하려 하고 있다. 이 같은 환경파괴에 부천시민은 분노했고, 동부천IC반대대책위, 부천의 모든 시민단체, 각 정당을 비롯한 지역 정치인, 부천시가 함께 나서 노선을 변경하거나 부득이할 경우 지하화를 추진하기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코오롱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부천시 입장 수용에 여전히 소극적이다.

 

동부천IC 왜 반대할까?

 

부천시는 서울시와 함께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지만, 녹지율은 전국 최저이다. 서울만 해도 녹지율이 30%를 넘지만, 부천은 녹지율이 16% 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환경이 열악하다. 이런 부천의 유일한 녹지축이라 할 수 있는 수목원 상공에 고속도로를 내고, 주민들의 식수를 책임지는 까치울정수장 바로 옆에 동부천IC를 건설하겠다는 것이 코오롱의 계획이다. 실시설계가 인가되어 공사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예상되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첫째, 작동산 지역의 녹지 훼손으로 인한 환경 피해. 둘째, 작동산 둘레길 1번 코스의 전면 이용 불가로 인한 산림이 훼손. 셋째, 고속도로 본선 및 인터체인지 이용차량의 오염물질로 인한 식수원 오염. 넷째, 양 방면 장대 터널로 인한 집중 오염도가 증가와 그로 인한 주민피해. 다섯째, 제 1종 일반 주거지역 100미터 이내 인터체인지 건설로 인한 주민피해 등이다.

전국에서 고속도로나 인터체인지가 정수장과 불과 100~200미터 이내의 거리에 건설된 곳은 단 한군데도 없다. 수목원, 생태박물관 부지를 관통한다는 점 또한 수용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코오롱은, 지역주민의 피해는 말할 수도 없거니와 환경의 극심한 피해가 예상되는 이런 공사를 강행하는 몰상식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부천IC반대 부천시민서명운동 발대식

동부천IC반대 부천시민서명운동 발대식

지난 4년 동안, 광명서울민자고속도로 부천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지역주민은 12차례에 걸친 집회와 1인시위, 차량시위, 두 차례의 국토부 원정 집회, 촛불집회를 통해 시민들에게 실상을 알려왔다. 지난 2월14일에는 현수막 퍼포먼스를 기획, 4킬로미터 양방면의 대로변에 대형현수막 300여장을 설치해 언론의 주목을 끄는 한편, 코오롱의 실시설계인가 접수일인 3월 26일에는 세종시 국토부를 방문해 시민들의 경고와 항의의 뜻이 담긴 1만인 1차 서명부를 전달하고 설계 변경을 요청했다.

지자체인 부천시는 대책위와 함께 TF팀을 구성해 대응방안을 공유해 왔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현장인 부천수목원(생태박물관) 내에 대책상황실을 마련하고, 부천시청 민원실 앞에 천막부스를 허가하는 등 서명활동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부천당협도 작년 여름부터 동부천IC반대투쟁위원회(이하 반투위)와 함께 반대의 목소리에 힘을 합치고 연대활동을 해오고 있다. 도로의 공공성과 무상 교통에 관한 글을 지역신문에 꾸준히 기고하고, 당원과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민자 고속도로의 문제점에 대한 홍보·선전을 지속적으로 전개 중이다. 앞으로도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후원행사, 촛불집회, 천막철야농성 등 투쟁의 현장에 연대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민자 고속도로 사업은 세금 먹는 하마

 

MRG(Minimum Revenue Guarantee)은 정부가 도로 등의 사회간접자본에 투입할 재정 부담을 낮추고자 민간 투자자에게 최소한의 수입을 보장해 주는 투자유인책을 말한다. 투자자, 즉 건설사의 적자보전을 위해 매년 수백억 원의 세금을 헌납하던 정부가 이제는 MRG 방식을 대신헤 BTL, BTO 방식을 추진한다고 한다. BTL(Build-Transfer-Lease)은, 건설사가 공공시설을 건설하고 소유권을 정부에 이전하는 대신 일정기간 동안 시설의 사용·수익권한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한마디로 건설사가 정부에 시설을 임대, 매년 임대료를 명목으로 건설비 등을 회수하는 것이다. BTO(Build-Transfer-Operate)는, 시행사가 준공을 마치면 소유권을 정부에 넘기고 20~30년간 운영권을 갖는 방식이다. 적자보전 없이 민간이 운영하다 정부에 돌려주는 것이라며 정부는 국민들을 현혹하지만, 후순위 채권에 대한 고율의 이자를 그들만의 자본에게 지급한 후 세금은 한 푼도 받지 않는다는 면에서 건설사의 이익을 챙기는 것은 매한가지다. 뿐만 아니라, 운영이 어렵다는 이유로 운영권을 매각할 경우 그에 따른 비용은 결국 세금으로 충당해야 한다. 결국 두 가지 방식 모두 이름만 바뀌었을 뿐 건설사에만 특혜가 돌아가는 건 마찬가지다.

동부천IC 건설을 반대하는 현수막 퍼포먼스

동부천IC 건설을 반대하는 현수막 퍼포먼스

일례로, 코오롱은 GS컨소시엄 등과 함께 서울외곽순환도로 북부구간 완공 후 몇 년 만에 사업권을 매각하여 건설 수입 외에 매각 대금으로만 수천억 원의 이익을 챙긴 전력이 있다. 아래는 〈서울신문〉의 기사 내용이다.

“GS건설, 코오롱 등 9개 업체는 2007년 12월 사패산터널 완공 후 그 이듬해부터 국민연금, 다비하나인프라 투융자회사에 지분을 전량 매각, 건설사 등은 출자금 대비 7,992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 시공해 얻은 공사 이익까지 포함하면 건설사들은 총 1조 2천억 원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신문〉 2011년 11월 24일자 14면)

정부 재정사업으로 했을 때와 비교해 무려 238%의 이익이 준공 후 1년 만에 재벌의 입으로 들어가고, 귀한 세금이 낭비된 것이다. 헌데 이런 지분을 누가 사주느냐? 침체된 건설 경기 때문에 어려워진 기업을 살린다는 명분 아래, 정부가 국민연금 등을 이용해서 급히 사준다. 이 또한 우리 국민의 돈이다. 광주외곽순환도로, 미시령터널, 인천대교, 인천공항철도에 이어 광명-서울민자 고속도로 또한 마찬가지 상황이 반복될 것이다.

 

끊임없이 환경과 사람의 희생을 강요하는 자본의 힘

 

부천당협의 당원들은 지난 4월 6일,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작동산에 나무를 심어요‘ 식목행사를 개최했다. 올해 심은 이 나무가 내년에도, 아니 백년 후에도 살아남길 바라면서 작동산에 절대 고속도로와 인터체인지를 건설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나무들에게 약속했다. 고로쇠, 복자기 나무 등 이른 아침부터 당원 가족들의 참여로 묘목이 아닌 아주 큰 나무를 심었는데, 올 가을엔 복자기 잎의 색깔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빼앗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코오롱과 서서울고속도로는 국토부와 함께 당장 이 사업을 철회하여야 한다. 시민을 무시하고 환경을 훼손하는 민자 고속도로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 코오롱은 수익성을 위해 산과 수목원을 망가뜨리는 이 미친 사업을 중단하고 반성해야 한다. 사람과 환경이 먼저다. 부천시민은 돈의 논리에 따라 자행되는 환경 파괴를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다. 부천시민이 숨을 쉬기 위해서 작동산과 수목원을 반드시 지켜내야 한다. 물론 시민들의 마실 물을 책임지는 까치울정수장도 지켜야 한다.

어떻게 하면 막아낼 수 있을까? 나는 이 싸움이 강정과 밀양처럼 될까 두렵다. 지난 4년간의 활동에 많이 지쳤고, 주민들도 예전과 다르게 참여가 줄고 있다. 하지만, 힘이 많이 들더라도 꼭 막아내고 싶다. 전국에서 최초로 국책 사업에 대항해서 꼭 승리하고 싶다. 부천의 허파와도 같은 작동산과 수목원, 까치울정수장을 꼭 지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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