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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선택, 최저임금 1만원

[2015.08 제23호 지역에서 현장에서]

국민의 선택, 최저임금 1만원

 

구교현|최저임금1만원 모든 노동자 권리보장 운동본부 본부장, 아르바이트노동조합 위원장

 

 

 

저임금 일자리라는 암세포, 최저임금 1만원으로 고칠 수 있다

 

우리사회에는 저임금 비정규 불안정 노동자들이 넘쳐난다. 일자리를 가지지 못한 사람들부터, 낮은 임금으로 생계를 꾸려가기 어려운 직장인들, 퇴직 후에도 여전히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장년층까지, 수많은 국민들이 가장 임금이 낮고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노동을 하며 살아간다. 최저임금 문제는 최소 100만, 최대 300만으로 추정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게도 생존이 달린 문제이다.

한편, 저임금 일자리의 확대는 수많은 자영업자들을 양산했다. 이 좁은 나라의 치킨집 수는 3만 2천여 개. 전 세계 맥도날드 매장 수 3만 6천여 개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 같은 과도한 경쟁도 모자라 자영업자들은 높은 임대료와 금융수수료 수탈, 프랜차이즈의 경우 가맹본사의 수탈까지 각종 다양한 수탈에 시달려야 한다. 그나마 유통업을 중심으로 대기업의 시장점유율이 높아지면서 자영업자들의 설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저임금 일자리의 확대가 수탈당하는 자영업자들의 탈출구를 완전히 틀어막은 상태인 것이다.

또한 저임금 일자리의 확대는 수많은 청년실업자를 양산했다. 청년실업은 일자리의 절대량이 부족해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다시 말해 임금이 높고 고용이 안정된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다. 기업들은 중소기업 대기업 할 것 없이 신규채용을 줄이며 채용감소규모를 매년 갱신하고 있고, 청년 실업률은 꾸준히 늘어나 이제 10%를 육박했다. 서울시의 실질 청년실업률은 31.8% 수준이라는 충격적인 연구결과도 있다. 청년 10명중 6명이 가장 극단적인 저임금 불안정 노동인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고, 10명 중 7명은 “미래가 불안하다”고 말한다. 심화되는 청년실업은 우리사회의 미래마저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더불어 저임금 일자리의 확대는 OECD 최장의 노동시간, OECD 최고의 임금격차, OECD 하위권의 노동소득분배율을 초래했다. 대한민국 노동자들은 세계적으로 가장 길게 일하면서도, 가장 가난한 노동자들이다. 역설적인 이 상황의 결정적 원인은 기가 막히게 낮은 대한민국의 최저임금이다.

이렇듯 저임금 일자리는 우리사회의 암적인 존재다. 사회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되며 경제를 마비시키고, 노동자·자영업자 등 대다수 국민들의 생존을 위협한다. 암이 말기로 치닫기 전에, 우리사회가 돌이킬 수 없는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대대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저임금 일자리들을 깨끗이 도려내고 최저임금 1만원 일자리들을 투입해야 한다. 200~300원의 인상 수준이 아닌 1만원으로의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기본급이 낮은 정규직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의 임금을 높이고, 고임금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줄일 수 있게 만든다. 노동시간이 줄어들면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 올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대기업의 주식배당, 대기업의 내부거래, 사내유보금을 풀면 최저임금 1만원 일자리는 충분히 가능하다.

 

국민이 선택한 최저임금 1만원

 

최저임금1만원 모든 노동자 권리보장 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는 상반기 최저임금 사업으로 국민투표를 구상했다. 최저임금이 2천만 명에 달하는 국민들의 임금기준선이 되고, 300만 명에 가까운 국민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데도,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국민들의 의사를 물은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 때문이다. 실제 최저임금 1만원에 대한 지지여론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국민들의 의사를 묻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국민투표는 6월 한 달 간 진행되었으며 노동계의 주장 “최저임금 노동자와 가족의 생계를 위해선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와 경영계의 주장 “매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 부담이 과도하므로 안정화해야 한다”에 대한 국민들의 선택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6월 2일 경총 앞에서 진행한 국민투표 제안 기자회견 (사진: 박성훈 홍보실장)

6월 2일 경총 앞에서 진행한 국민투표 제안 기자회견 (사진 : 박성훈 홍보실장)

5월31일, 최저임금 1만원을 가장 먼저 주장한 故 권문석 동지의 2주기 추모제에서 국민투표 개막행사를 열어 국민투표의 시작을 알렸다. 이후 6월 한 달 간, 노동계의 주장 “최저임금 노동자와 가족의 생계를 위해선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해야 한다”와 경영계의 주장 “매년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기업 부담이 과도하므로 안정화해야 한다” 중 국민들의 선택을 묻는 방식으로 국민투표를 진행했다. 6월2일에는 경총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최저임금위원회 사용자위원들을 대표하는 경총이 국민투표사업에 함께 할 것을 제안했다. 투표는 온․오프라인에서 활발히 진행되었고, 총 2만5천186명이 참여했다. 결과는 생각보다 압도적이었다. 투표에 참여한 국민들 중 95%가 노동계의 주장을 선택했다. 경영계의 주장이 매년 최저임금 결정에지대한 영향을 미쳐왔지만, 정작 그들의 주장을 지지하는 국민들은 별로 없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에 진행된 최저임금 국민투표는 미디어의 주목이나 국민들의 높은 관심을 받지는 못했다. 당내 여러 상황 때문에 오프라인에서 적극적인 투표운동을 전개하지 못하고, 노동당 이외에 함께할 단위들을 발굴하지 못한 점이 한계로 지적되었다. 홍보만화를 제작하기는 했지만, 최저임금에 대한 더 다양한 홍보 컨텐츠를 개발하지 못한 것도 아쉬운 점이다. 하지만 별다른 광고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SNS 등에서 꾸준히 회자되며, 최저임금에 대해 할 말이 있는 사람이나 자기의사를 표현하고 싶은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어냈다. 실시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이 시기에 있었던 최저임금을 주제로 한 국민여론조사 중 가장 많은 응답자를 확보한 사업이기도 했다. 또한 국민투표 사업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노동당의 주요 주장을 효과적으로 선전하고 사실상 노동당에 투표하라는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는 꽤 적절한 수단이라는 판단도 가능했다. 향후 더 다양한 의제들을 가지고 좀 더 적극적으로 국민투표 사업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1만원 사업,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7월 9일 새벽,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6,030원으로 결정했다. 450원 인상. 국민들의 삶은 또 100원짜리 몇 개의 흥정으로 치환되었다. 이번에도 사용자위원들은 동결안을 고수했고, 막판에 10원짜리 인상안을 내놨다. 노동자위원들은 1만원에서 8,100원까지 요구안을 낮췄지만, 어림도 없는 공익위원안에 회의장을 박차고 나왔다. 이미 심의가 끝나기 전부터 예상된 상황이었고, 결정된 금액까지도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의 과정과 결과 또한 충분히 예상 가능하다. 몇 백 원 수준의 인상으로 최저임금 노동자들은 사실상 말라죽어 가고 있다.

노동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당장 공익위원들에게 책임을 묻는 활동부터 시작해, 최저임금위원회 제도의 전면수정과 최저임금 1만원을 통한 우리사회 노동시장의 혁신까지 하나의 그림으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보다 많은 사람들의 참여해 영향력 있는 여론을 형성하기 위한, 업그레이드 된 국민투표사업을 기획해야 한다. 올해 처음 노동계의 요구로 최저임금 1만원이 채택되면서 국민들 사이에 1만원에 대한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되고 있는 만큼, 최저임금 1만원을 주제로 한 사업을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노동당이 최저임금 1만원과 같은 새로운 노동의제를 선도하는 정치세력이 될 수 있도록 많은 당원 동지들의 관심을 부탁드린다.

 

지역문제 해결, 보다 깊이 보다 다양하게

[2015.07 제22호 지역에서 현장에서]

지역문제 해결, 보다 깊이 보다 다양하게

평창 동계올림픽 분산개최를 촉구하는 강릉시민 토론회 후기

 

김강호|영동당협 위원장

 

 

 

“먹고 살기 힘들잖아요. 그나마 강릉에서 올림픽이라도 한다니 사람들도 많이 올거고 서울까지 전철도 놓인다니 살림살이 좀 나아지지 않겠습니다.”
“2002년에 부산 아시안게임도 그렇고 2014년 인천은 더군다가 부채만 잔뜩 늘어 오히려
인천 시민들의 삶이 고단해 진 것 같은데요“
“아, 그래도 뭐라도 좋아지겠지요?”

 

강릉.원주가 복선전철 공사로 새로운 역사가 들어설 때까지 강릉역이 없어져도, 그래서 철도 이용이 불편해도, 이로 인한 부동산 기대 심리로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아도, 올림픽이 열리면 무언가 좋은 일이 있을 거 같은,아니 있어야만 하는 강릉 시민들의 절박함이 택시를 타거나 음식점 옆자리에서 늘 묻어나는 요즘이다.

이런 이유로, 영동당협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분산개최를 촉구하는 강릉시민 토론회’를 열기로 했다. 작년 9월의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 초청 강연회” 이후 영동당협이 조금 큰 규모로 준비하는 두 번째 사업이었다..

동계올림픽이 지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 더불어 지역의 환경과 생태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이번 토론회에서 그 속속들이 밝히고 알리고 싶었다. 이리하여 토론회의 제목도 <동계올림픽과 삼시세끼>로 정했다. 요즘 화제가 되는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의 후광도 살짝 기대하면서.

 

더 늦기 전에!

 

지난 5월 15일, 노동당은 평창 동계올림픽 D-1000일을 즈음하여 <反경제올림픽, 反환경올림픽 D-1000일, 더 늦기 전에 평창 동계올림픽 분산개최를 추진하자>라는 성명을 발표하며 잠시 잦아들었던 올림픽 분산개최에 대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미 물 건너간 이야기라는 주장도 있었으나 아직 늦지 않았음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특히, 이미 벌목이 시작된 가리왕산 활강경키장에 대해서는 “하지만 아직 완전히 늦은 것은 아니다. 가리왕산 활강경기장의 경우 벌목 공정률이 높다고 해도 구조적이고 영구적인 변화를 수반하는 공정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또한 이미 투자된 비용은 향후 투자 예정 비용이나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에 비하면 크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밝히며, 즉각적인 분산개최 수용을 촉구하였다.

그리고 하루 뒤인 5월16일, 당협위원장 워크샵 시작 전에 종로의 한 커피숍에서 네 사람이 만났다.사정이 있어 참석하지 못한 조동진 정책기획실장까지 다섯 명이라고 해야겠다. 정규석 녹색연합 자연생태팀장, 이현정 ㈜국토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이건수 강원도당 위원장, 김강호 영동당협 위원장이 드디어 자리를 함께했다. 이들은 모두 노동당원이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관심이 많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지역에서,개최지역의 시민들이 분산개최의 목소리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강릉 시민사회는 이미 분산개최는 힘들다고 보고 올림픽 이후를 준비하는 모임을 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을 치른 후 드러날 지역문제들을 고민하는 모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노동당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다만 더 늦기전에 동계올림픽의 전체적인 문제점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분산개최를 지금이라도 결단해야 함을 요구하는 실천이 필요할 때입니다.”, “여러 면을 고려할 때, 강릉에서 분산개최 촉구 시민 토론회와 기자회견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중앙당과 강원도당 영동당협이 긴밀하게 협조하여 진행하는 노동당 단독 행사로 진행했으면 합니다.”

그렇게 <동계올림픽과 삼시세끼>는 시작 되었다.

 

올림픽보다 주민 삶의 질 개선이 먼저다

 

6월 18일 오후 한 시 삼십 분, 오랜 가뭄에 신음하던 강릉에 단비가 내렸다. 강릉시청 앞 야외에서 하기로 했던 기자회견을 급하게 청사 내 프레스센터로 옮겼다. ‘기자들이 얼마나 와줄까, 방송국 카메라는 올까?’ 당대표가 참석하는 기자회견이지만 강릉에서의 노동당 단독 기자회견은 처음이기도 했고, 지난 1년동안 열심히 지역에서 활동했지만 우리의 존재감에 대한 우려는 남아 있었다.

다행히 방송국 카메라와 신문기자들, 동계올림픽 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 중인 이마리오 감독의 촬영팀까지, 제법 모양을 갖춘 기자회견이 이루어졌다. 이제야 한 숨 돌렸다 싶으면서 동시에 조금은 으쓱해지는 기분까지 들었다. 주제만 잘 잡으면 노동당 단독 기자회견도 가능함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대선공약인 누리과정 무상보육 예산을 책임지지 못해, 우리 강원도교육청을 비롯해 모든 시도교육청이 지방채 1조 원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강원도의 메르스 치료거점병원인 강원대병원은 음압병상이 없고, 국가지정격리병원인 강릉의료원의 격리병동에는 혈액을 밖으로 뽑아서 산소 공급을 해주는 장치조차 없습니다.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 투자해야 할 곳이 어디 이뿐이겠습니까?”라며 분산개최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렸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에는 강릉지역 시민사회단체, 노조대표들과 함께 동계올림픽과 메르스를 주제로 의견을 나누는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노동당이 강릉지역의 시민사회와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정당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서 마련한 자리였다.

 

反경제올림픽 反환경올림픽이 될 평창 동계올림픽, 이대로는 안 된다

 

오후4시, 강릉 녹색도시체험센터에서 드디어 <동계올림픽과 삼시세끼> 토론회가 시작되었다.

이번 토론회의 홍보는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열 개만 붙여도 볼 사람은 다 본다는 거리에 현수막 스무 개를 설치했고, 웬만해서는 안 하는 신문 간지 홍보도 했다. 그 외에도 웹 포스터, 보도자료, 초청장 등 총력을 기울였지만 메르스 여파 등으로 많은 시민들의 참석을 기대하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쁜 중에도 참석해주신 당원들 덕에 무사히 토론회를 시작할 수 있었다.

정규석 녹색연합 자연생태국장은 발제문을 통해 평창 동계올림픽의 문제점을 적시했다. “우선 재정문제가 심각하다. 올림픽 개최 이후 막대한 재정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다른 나라들의 예와 지금껏 국내에서 치러진 국제스포츠행사의 악수를 평창올림픽은 반복하고 있다. 계획 대비 증가하고 있는 사업예산은 결국 시민들의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은 환경훼손의 대표사례로 기록될 참이다. 자연림 자체가 거의 없는 우리나라에서 수백 년 간 국가가 나서 보호해온 가리왕산을 파괴해 일회용 스키장을 짓겠다는 발상 자체가 비극이다. 더욱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경제올림픽, 환경올림픽을 표방한다는 사실을 상기하면 코미디를 보고 있는 것 같다.”

조동진 정책기획실장은 경제적인 관점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중앙정부와 강원도, 기초자치단체들이 올림픽 관련 사업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한 만큼, 교육․복지․문화 등에 투자할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정부가 누리과정 무상보육 예산을 부담하지 않아 강원도교육청 등은 총 1조 원 가량의 지방채를 발행해야 한다. 메르스가 대유행인 가운데 강원도의 국가지정거점병원인 강원대병원은 음압병상조차 갖추고 있지 못하다. 2002년 월드컵 이후 계속해서 지자체들이 경쟁적으로 메가 이벤트를 열고 있지만 잔치는 잠깐이고 고통은 오래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현정 ㈜국토환경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경우는 알프스산맥 주변에 있는 기존의 개최국가들은 물론 일본 나가노와 비교해도 훨씬 많은 투자와 환경파괴가 수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분산개최 없이 모든 건설 사업을 강행할 경우 빚잔치와 함께 가리왕산의 환경도 영영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될 것이다. 그 때 후회하지 않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라며 간절하게 분산개최를 호소했다.

뒤를 이은 질의응답 시간에는 건설 노동자들의 일자리 창출에 동계올림픽이 기여하는 부분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지역경제의 활성화 속에서 고민해야할 문제일 수 있다는 의견 교환이 이루어졌다.

 

당의 형편이 힘들 때인데도 중앙당과 도당, 당협이 힘을 모아 해낼 수 있었던 행사였다. 우리에게는 지역문제에 보다 깊이 결합하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 문제제기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진보정당으로서의 보다 실천적이고 구체적인 후속조치를 고민해야 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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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를 광주답게

[2015.06 제21호 지역에서 현장에서]

광주를 광주답게

 

박상욱|광주광역시당 부위원장

 

 

 

1년의 가장 아름다운 시기 5월이면 우리는 35년 전 그 날을 떠올린다. 그리고 광주 5·18묘역을 돌아보며 시대의 민주주의를 위해 먼저 가신 분들을 생각한다. 그렇다면 80년 광주가 아닌 2015년의 광주는 어떤 모습일까? 광주시당에서 연대 중인 투쟁들을 통해 2015년 현재의 광주 모습을 바라본다.

 

시민운동가 출신 시장, 천막 치는 장애인

 

서울에서 4.20 장애인차별철폐 투쟁이 있던 날, 광주에서도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광주장차연) 동지들이 광천터미널에서 장애인이동권 쟁취를 위한 선전전을 마치고 광주시청으로 향했다. 윤장현 광주시장을 만나 저상버스도입 공약 이행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시장과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고, 해당 공무원들은 광주장차연의 요구에 대해 믿어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에 광주장차연은 면담을 종료하고 시청 앞에 천막을 쳤다.

윤장현 시장은 공약으로 2015년에 저상버스 30대를 추가 도입해 총 156대를 운행하겠다고 했으나, 지난달 20일 기준 광주시가 운영 중인 저상버스는 117대에 불과하다. 광주시는 2016년 60대, 2017년 60대, 2018년 96대를 추가 도입해 일반버스의 40%에 해당하는 총 372대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으나, 2018년까지 기존 저상버스 중 50여 대가 대/폐차될 예정인 점을 고려하면 국토교통부 권고사항인 일반버스 대비 40%의 저상버스 도입에 미달하는 수준이다. 광주장차연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하며 폐차되는 차량을 저상버스로 바꿔야만 공약을 지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아직 새벽녘은 차가운 4월과 5월을 광주장차연 운동가들은 그렇게 천막에서 보냈다. 비단 장애인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교통약자들에게 필요한 것이었기에 투쟁의 정당성 두말할 필요가 없다. 천막에서 잠을 자면서도 광주장차연은 이동권 투쟁만이 아니라 시청 주변에서 진행된 택시노동자들의 투쟁이나 5.18기념재단 해고노동자들의 투쟁 같은 다른 투쟁에도 적극 연대했다. 이런 그들의 투쟁에 지역에서도 많은 연대가 이어졌다. 통신비정규직노동자들, 동네 촛불, 시민상주모임 등 많은 시민들이 이들의 투쟁을 지지하고 나섰다.

하지만 시민운동가 출신이라는 윤장현 시장은 천막을 보려 하지 않았다. 급기야 광주장차연은 시장의 동선을 따라다니는 ‘그림자 투쟁’을 하며 피켓 등으로 요구사항을 직접 시장에게 알려야 했다. 윤장현 시장은 농성 8일차가 되어서야 단 한번 천막을 방문했다. 매일 출퇴근하며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이 농성하는 천막 앞을 지나다녔을 텐데. 천막에서 자고 일어난 장애인들을 봤을 텐데. 농성장을 다녀간 즈음 윤장현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광주다움’을 말했다. “과거 광주다움이 불의에 저항하는 것이었다면 이젠 옳다고 믿는 것에 남들보다 한발 앞서 결정하고 실천하는 것”이라고. 그렇다면 천막농성 중인 장애인의 요구를 더 귀담아 듣고 한발 앞서 결정하고 실천했어야 할 텐데. 천막농성은 그 후로도 십여 일이 지나서야 해결된다.

5월 8일 광주시청 앞에서 열린 장애인권 농성투쟁 승리 기자회견 (사진 제공 : 박상욱)

5월 8일 광주시청 앞에서 열린 장애인권 농성투쟁 승리 기자회견 (사진 : 박상욱)

결국 시에서 광주장차연의 요구를 수용하며 19일간의 천막농성은 5월 8일에 마무리되었다. 이번 천막농성에 열성적으로 결합한 김영애, 도연, 박려형, 정성주 당원의 투쟁이 만들어낸 성과다. 하지만 약속이 이행되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할 일이 많다. 시의회에서 예산이 통과되는지를 감시해야 하고, 이동권을 넘어 보다 넓은 기본적인 권리도 쟁취해 가야 한다.

 

진보교육감시대? 탄압은 구시대!

 

불타는 금요일 저녁. 여성노동자들이 광주교육청 로비에 모여 구호를 외친다. “무기계약직 전환하라!!”

지난 4월 24일 민주노총 총파업 집회가 끝난 시각. 공립유치원 시간제근무 기간제 교원, 병설유치원 등에서 방과 후 교사로 일하는 노동자들이 광주교육청에서 3박4일간의 교육청 로비 점거농성에 나섰다. 이들은 하는 일은 방과 후 교사와 같지만 공식 업무시간이 두 시간 적은, 6시간 근무 노동자들이다.

2012년 3월 31일 광주교육청은 유치원 종일반 강사 가운데 2년 이상 근무한 강사를 무기계약(상시전일)으로 전환하고, 2년 미만 근무한 강사는 이름만 시간제근무 기간제 교원으로 바꾸어 근로조건을 저하시키며 계약을 전환했다. 그렇게 무기계약을 하지 못한 노동자들은 이후에도 계속 근무하여 이젠 3년차, 4년차가 되어 간다.

교육청 옥상에서 고용보장 촉구 1인시위를 하기도 했던 교육공무직본부 조직국장 민동원 당원은 이들의 형편을 인도의 카스트 제도에 비유한다. 가장 낮은 계급에 있다는 말이다. 항시적인 고용불안에 처해 있기 때문에 온갖 궂은일을 하며 학교행사에 불려 다니기까지 한다. 1년 단위로 재계약하기 때문에 고용이 불안한 그들은 공식적 근무시간인 6시간만 일하지 않는다. 아니 6시간만 근무하고 퇴근하는 날이 없다. 항상 더 많은 시간을 일하지만 시간외근무 수당을 받은 적도 없다. 고용불안은 노동자에게 더 많은 노동을 강요하는 가장 좋은 무기다.

4월 27일 아침, 농성을 풀고 교육청 입구에서 선전전을 하는 노동자들에게 담당 장학사가 물어온다. “여기 있는 사람들 신분을 밝힐 수 있나?” 아, 극심한 고용불안을 느끼는 노동자들에게, 조합원임을 밝히는 순간 근무지에서 어떤 탄압이 올지 모르는 노동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어떤 생각일까? 하지만 탄압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교육부가 전교조 등을 탄압할 때 등장하는 ‘국가공무원법 제66조(집단 행위의 금지)’를 각 학교(유치원)에 공문으로 발송하며 노동조합의 활동을 원천적으로 막고자 한 것. 일은 노예처럼 부려먹고 기간제 교원 대우도 해주지 않으면서, 권리를 주장하자 국가공무원을 찾는 광주교육청.

유치원 기간제 교원에서 교육공무직으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선전전 (사진 제공 : 박상욱)

유치원 기간제 교원에서 교육공무직으로의 전환을 촉구하는 선전전 (사진 : 박상욱)

광주교육청 수장인 교육감은 진보교육감 중 한명인 장휘국 교육감이다. 전교조 지부장 출신이기도 한 장휘국 교육감은, 그러나 아직 이 문제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선생님들이 항시적으로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유치원 현장에서 그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자라길 기대하는 것이 올바른 걸까? 광주교육청은 교육노동자 중 가장 약자인 이들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 그래야 최소한 ‘진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을 것이다. 장휘국 교육감에게 진보라는 명칭을 계속 써도 될지, 노동당 광주시당은 이 문제의 해결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며 해결될 때까지 연대해 갈 것이다.

 

5.18정신의 훼손

 

일베나 극우정치인들의 80년 광주에 대한 극도의 혐오를 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5.18 민중항쟁 정신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해 5.18과 관련된 각종 기념사업을 전담하다시피 하는 5.18기념재단의 비정규직 해고와 관련된 얘기다.

오재일 전임 이사장의 독단적 운영에 환멸을 느껴, 2013년 말부터 2014년 초까지 열다섯 명 안팎의 직원 중 5명이 퇴사를 했다. 남은 직원들도 이후 계속 문제제기를 해왔으나 이사장의 독단적이고 독선적인 운영은 계속되었다. 2015년 1월에는 급기야 두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해고하는 일까지 발생한다(재단은 계약만료라고 주장). 기존에는 2년 근속 이후 자동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어왔기에, 이번 해고는 재단 운영방식에 문제제기를 하는 노동자들을 길들이기 위해 가장 약한 비정규직을 탄압한 해고라고 판단된다. 이에 더해, 해고자 복직과 재단의 민주적인 운영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및 5.18기념재단 역대 자원활동가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소하는 행태까지 발생했다.

5.18기념재단의 성명서 연서 고소 사건을 규탄하고 비정규직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사진 제공 : 박상욱)

5.18기념재단의 성명서 연서 고소 사건을 규탄하고 비정규직 부당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 (사진 : 박상욱)

5.18기념재단에서 기념하고자 하는 5.18은 무엇이란 말인가? 1년에 하루, 기념식을 여는 날만은 아닐 게다. 수많은 희생자들이 지키고자 했던 바로 그 정신일 것이다. 민주주의를 지키고 대동세상을 열어갔던 80년 5월이 2015년 지금, 다시 민주주의를 지키자고, 돈보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을 만들자고, 비정규직을 없애자고 말한다. 재단이 하루빨리 부당해고를 철회하는 것만이 스스로의 이름을 더럽히지 않는 길이다.

광주시당은 논평을 통해 “박제화된 5.18대신 오늘 싸우고 있는 노동자들의 5·18정신, 그 편에 서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5.18은 아직 끝나지 않았나 보다. 더구나 광주, 5.18기념재단에서마저.

 

5.18은 2015년 우리에게, 그리고 광주에게 어떤 의미일까? 진보교육감 시대는 진정 ‘진보적’인 걸까? 시민운동가 출신의 시장은 그 이전과 다른 시대를 열어가고 있을까?

광주는 여전히 우리에게 위의 질문에 답을 찾아가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그 답이 투쟁하는 노동자, 투쟁하는 장애인, 투쟁하는 시민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가장 낮은 노동자들과 연대하고 사회적 약자의 손을 잡는 일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투쟁하는 깃발 옆에는 항상 노동당 광주시당의 깃발이 펄럭일 것이다. 끝으로 이 모든 투쟁에 가장 열심히 연대하는 박재현 광주시당 사무처장의 노고에 박수를 보낸다.

지역에서 사진3 - 김일규

‘노동당원’다운 삶을 살아가는 행복

[2015.05 제20호 지역에서 현장에서]

‘노동당원’다운 삶을 살아가는 행복

동양시멘트 하청노동자 간접고용 철폐 투쟁에 함께하며

 

김일규|강원 삼척시 당원

 

 

 

당비만 내던 ‘투명당원’이 ‘열성당원’이 되다

 

내가 노동당에 가입한 때는 노동당이 진보신당으로 불릴 때였다.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2011년 초쯤이었던 것 같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도 노동문제를 포함한 사회문제에 대해서는 아는 것도 관심도 없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나를 사로잡은 ‘어떻게 하면 가장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나름대로 열심히 대답을 해나가다 보니, 서른 초반에 노동당 가입이라는 결실(?)을 맺게 되었다. 모두가 행복해야 나도 행복하다는 결론을 얻어 그 결론을 현실로 이끌어내기에 가장 적합한 정당이라고 판단한 노동당(당시의 진보신당)에 가입은 했지만 정작 내가 노동당 안에서 뭘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고, 잘 알기 위한 노력에도 게을렀다. 그래서 당원 가입 이후 비교적 최근까지도 매월 당비만 내는 존재감 없는 당원 중 한 명으로 지내왔다.

지난 4월 4일, 동양시멘트 지부의 투쟁 승리를 위해 열린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결의대회 모습 (사진 : '동양시멘트 하청노동자 간접고용 철폐 투쟁 승리' 페이스북 페이지)

지난 4월 4일, 동양시멘트 지부의 투쟁 승리를 위해 열린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결의대회 모습 (사진 : ‘동양시멘트 하청노동자 간접고용 철폐 투쟁 승리’ 페이스북 페이지)

당비 납부 외에는 당원으로서 아무 것도 하는 일이 없던 내가 어떻게 지금 이렇게 노동당 기관지에 실릴 글을 쓰게 됐는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최근 내 삶에 일어난 중요한 일들을 먼저 소개해야 할 것 같다. 첫째, 4년의 유학기간과 1년의 시골생활을 제외하고는 평생을 인천에서 살아온 인천 토박이인 내가 작년 9월 삼척에 있는 대학에 취직을 하게 되어 아내와 두 아이를 데리고 삼척에 정착했다. 둘째, 삼척으로 이사를 온 덕분에 지금은 전국적으로 널리 알려진 삼척의 핵발전소 문제를 알게 되었고, 그 문제에 관심을 갖다 보니 우연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내가 삼척으로 오기 훨씬 전부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온 멋진 동지들을 만나게 되었다. 셋째, 이 동지들이 예전부터 소박하게 꾸려오던 공부모임에 초대받았고, 나와 내 아내를 비롯한 몇몇 새로운 회원의 합류로 이 공부모임은 “학습실천연대(이하 학실연)”라는 이름을 가진 정식 조직으로(!) 재탄생하게 되었다(이 조직의 총 회원 수는 12~13명인데, 그 중 나를 포함한 세 명이 노동당원이다). 넷째, 학실연 회원 중 한 명이 동양시멘트 하청업체 노동자인데, 이 동지를 통해 동양시멘트 하청업체 노동자들이 작년 5월에 처음으로 노동조합을 결성하여 노동자로서 그들의 당연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열심히 투쟁 중이라는 사실과 학실연 회원 중 일부는 이미 그들과 열심히 연대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다섯째, 옆에서 보고만 있을 수는 없어 나도 동양 동지들과 연대를 해야겠다는 결심을 했고,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그들의 투쟁에 함께해 왔다. 연대활동을 하다 보니 동양 동지들과 연대하는 노동당원들을 자연스럽게 한 명 한 명 알게 되었다. 나에게 이 글을 써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한 최종문 동지(노동당 강원도당 영동당원협의회 대변인)를 처음 만난 곳도 바로 동양 동지들과의 연대모임이 열렸던 삼척의 민주노총 사무실이었다.

이상이 내가 당비만 납부하던 ‘투명당원’에서 당 기관지에 글을 쓸 정도의 ‘열성당원’으로 변하게 된 대략적인 이유이자 계기다. 지금부터는 동양시멘트 사태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이야기와 내가 노동당원으로서 동양 동지들과 어떤 방식으로 연대해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다.

 

동양자본과의 투쟁에서 승리하는 그날까지, 노동당의 이름으로

 

동양시멘트는 20년이 넘게 불법하청업체를 운영하며 하청업체 노동자들에게 저임금/장시간 노동을 강요해왔다. 하청노동자들은 개인차가 있긴 하지만 길게는 20년 동안 월 평균 200시간의 잔업에 시달려왔고, 전체 하청노동자의 60% 정도가 시급 5000원대를 받아왔다. 대부분이 한 가정의 가장인 이 노동자들에게 주말이나 휴일은 그림의 떡일 뿐, 꼭두새벽에 나갔다가 밤늦게 들어오는 생활이 일상이다. 이런 비참한 삶을 견디다 못한 노동자들이 사람답게 살아보겠다고 작년 5월에 노동조합을 결성했다. 회사를 상대로 열심히 싸워왔고, 고용노동부에서도 동양시멘트와 하청업체의 관계는 위장도급이며 동양시멘트는 신속하게 직접고용을 이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양시멘트는 직접고용은커녕 지난 2월 설 명절을 앞두고 하청업체와의 도급계약을 해지해 버림으로써 101명의 노동자를 불법적으로 집단 해고했다. 해고된 노동자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약 400여 명의 동해·삼척 주민을 길거리로 내몬 셈이다.

동양시멘트는 재정이 어려워 직접고용을 못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2012년 동양시멘트는 동양 하청노동자들을 포함한 삼척시민들의 도움으로 화력발전소 사업권을 따내었고, 이렇게 따낸 사업권으로 자산가치 200억 원이던 동양파워를 무려 4111억 원의 차익을 남기며 포스파워에 4311억 원에 되팔았다. 동양이 챙긴 4111억 원은 삼척시 1년 예산과 맞먹으며, 비정규직노동자 420여 명을 정규직으로 고용하여 43년 동안 임금을 줄 수 있는 막대한 금액이다. 동양시멘트가 불법적으로 하청노동자를 착취한 이유는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오로지 더 많은 이윤을 남기려는 탐욕 때문이다.

다행히 힘들게 투쟁중인 동양 동지들과 연대하려는 지역사회의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났다. 특히 내가 속한 학실연과 민주노총 강원지역본부 동해삼척지부가 올해 초부터 적극적으로 연대해왔는데, 두 조직 내에서 노동당원들의 활약이 매우 활발하다. 그동안 나는 동양시멘트 정문 앞에서 출근시간과 퇴근시간에 열리는 동양 동지들의 집회에 참석하고, 피켓, 현수막, 유인물 등을 이용한 삼척시내 선전전에 참여하는 일을 주로 해왔다.

동양시멘트 지부 출근 투쟁에 참여해 발언 중인 김일규 당원 (사진 : 김일규 당원 제공)

동양시멘트 지부 출근 투쟁에 참여해 발언 중인 김일규 당원 (사진 : 김일규 당원)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지난 4월 2일 ‘동양시멘트 간접고용철폐 삼척동해 지역대책위원회(이하 지역대책위)’가 새로이 출범했다. 동양 사태 관련 기자회견 개최와 격주로 발간하는 소식지의 제작, 탄원서 작성 및 서명 운동 등을 주로 맡아왔다. 동양 동지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일도 빼놓을 수 없다. 현재까지 총 6개의 단체가 참여 중인데, 노동당 강원도당 영동당원협의회도 그 중 하나다. 나와 최경민 동지(노동당 강원도당 영동당원협의회 부위원장)가 노동당을 대표하여 지역대책위에서 활동 중이다. 이 밖에도 나는 투쟁 중인 동지들이나 그들의 가족들과 개인적으로 종종 식사와 술을 함께하며 끈끈한 유대관계를 다져가는 중이다.

요즘 들어서야 뭔가 노동당원다운 삶을 산다는 느낌이다. 당비만 낼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 노동당에서 추구하는 가치와 함께한다는 느낌, 그런 삶을 살아내고 있다는 느낌 덕분에, 몸은 피곤하고 힘들 때가 많지만 마음만은 한없이 행복한 요즘이다. 예전부터 노동당의 이름으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길 바라긴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 생각하니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노동당의 활동가가 되는 길은 매우 다양하다. 나의 경우는, 그저 주위의 아픔과 고통에 민감하게 반응하려는 노력을 하다 보니 내 주위에서 열심히 활동 중이던 노동당원들을 우연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만나게 되었다. 굳이 노동당의 활동가가 되려는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그들과 함께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어느새 노동당의 이름으로 활동 중인 나를 발견하게 됐다.

동양 동지들이 동양자본과의 투쟁에서 승리하는 그 날까지, 그들과, 그리고 노동당과 함께 끝까지 연대할 생각이다. 이 글을 읽는 당원들께서도 동양 문제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연대와 후원을 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

 

■ 동양시멘트지부 후원계좌
농협 301-0161-6349-91 예금주: 민주노총 강원영동지역노동조합 동양시멘트지부

■ ‘동양시멘트 하청노동자 간접고용 철폐 투쟁 승리’ 페이스북 페이지
https://www.facebook.com/ydunion?fref=nf

본문1

지금 서울에서 가장 ‘핫’한 포럼, 서울적록포럼입니다

[2015.03 제18호 지역에서 현장에서]

지금 서울에서 가장 ‘핫’한 포럼, 서울적록포럼입니다

 

강남규|서울적록포럼 기획단, 서울 동작 당원

 

 

 

2월 6일 저녁의 신촌 카페 체화당. 세미나실이 있는 지하로 들어오는 나무계단이 연신 삐걱 소리를 냈다. 행사가 시작되고 한 시간이 지났지만 장내는 부산했다. 더 이상 의자 하나 보탤 곳도 없는 공간에 사람들이 계속 들어섰다. 40명쯤인가 세다가는 세기를 포기했다. 눈대중으로 파악하건대 60여 명이 ‘서울의 밤’을 함께했다.

어느덧 4회를 맞은 서울적록포럼 얘기다. 무슨 자리냐고? 이름에 다 나와 있다. 서울, 그리고 적록. 노동당과 녹색당의 당원들로 구성된 기획단이 판을 깔고, 서울의 다양하고 복잡한 이슈들을 적/록/청년이 각각의 관점으로 비교 발제함으로써 서울시 정책을 비판적으로 검토해보는 자리다. 그럼으로써 나아가 청년당원의 정책역량을 키우고, 두 진보정당의 지향과 제안을 포럼 참가자들에게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서울적록포럼은 순항 중

 

서울적록포럼 1차 포스터

서울적록포럼 1차 포스터

각설하고, 서울적록포럼은 순항 중이다. 첫 포럼은 ‘이화여대 기숙사 증축 공사’를 다뤘다. 개발하려는 ‘대학’과 원룸 수요를 유지하려는 ‘지역사회’, 도시 숲을 보존해야 한다는 ‘환경단체’, 그리고 안전한 주거지를 원하는 ‘대학생’이 상호 충돌한 복잡한 문제였다. 이 복잡 미묘한 문제가 단순히 지역vs대학생의 구도로만 이야기되는 상황을 깨고, “청년주거문제의 해법, 대학과 지역사회, 도시의 숲 보존 문제 등 통전적 관점으로 접근”해보고자 했다. 이해 당사자들이 포럼 현장을 가득 채우는 ‘퍼포먼스’까지 곁들여져 현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핫’했다.

2차 포럼에서는 ‘지역상권’에 대해 이야기했다. 특히 대학생 청년의 생활공간으로서 대학가 상권에 초점을 맞췄다. 이제는 익숙한 용어가 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 그 속에서 지워지는 공유된 기억,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자영업자의 현실 같은 것들이 키워드였다. 노동당은 특히 자영업자 계급-불안정 노동에, 녹색당은 공간과 기억의 측면에 초점을 맞춰 발제를 진행했다.

서울적록포럼 3차 포스터

서울적록포럼 3차 포스터

3차 포럼은 ‘서울, 청년, 거버넌스’를 키워드로 삼아 서울시의 청년정책을 평가해보는 자리였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청년 명예부시장을 두는 등 ‘서울시-청년 거버넌스(=공공경영)’ 정책에 주력해왔다. 이러한 정책이 겉보기로는 신선하고 또 호의적으로 보이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한계점들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으로 발제를 진행했다. 특히 ‘진보정당’에 소속된 청년의 관점에서 정책을 바라보고자 시도했다. 이 날 포럼은 서울시 청년사업의 코어라고 할 만한 은평구 청년허브 공간에서 이뤄져 나름의 의미를 더하기도 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진행한 4차 포럼의 주제는 ‘서울의 밤’이었다. 24시간 내내 불빛이 꺼지지 않는 도시, 그것이 한편에서는 활력 있는 도시의 상징으로 주장되지만 한편에서는 야간노동과 에너지 과잉소비의 현실을 반영할 뿐이다. 노동당과 녹색당은 후자의 관점을 견지하며 ‘서울의 밤’을 파헤쳤다. 야간노동을 존재하도록 하는 도시의 조건은 무엇인가, 도시의 밤을 밝히기 위한 에너지는 어디서 오는가. 이런 질문들을 품고 진행된 포럼은 기대했던 것 이상의 무수한 질문들을 남겼다.

 

왜 지금, 서울적록포럼인가?

 

왜 지금 서울적록포럼일까? 이것은 정말로 의미 있는 움직임일까? 4차 포럼에 참석했던 한 참석자에게 포럼에 참석한 이유를 물으니 “이런 얘길 하는 곳이 여기밖에 없다”고 답한다, 이 말이 많은 걸 설명해줄 수 있지 않을까. 박원순 시정과 오세훈 시정의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시민단체와 협업하는 시정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협업의 무게중심이 관에 쏠려있는 한, 그 질서로부터의 탈주는 불가능하다. 서울적록포럼은 노동당 서울시당과 서울녹색당이라는 ‘박원순 저격수’가 기획하고 차려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최고의 판인 것이다.

“서울을 지금보다 한 걸음, 다른 방향으로 향하도록 만드는 긴 공정에 들어간다.” 서울적록포럼을 통해 이루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김상철 서울시당 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말이다. 포럼에 참석한 사람들은 마치 이런 주제를 기다렸다는 듯이 온갖 말을 쏟아낸다. 때로는 사회자가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이야기가 불어나기도 한다. 이 말들을 잘 주워담고 갈고닦아 하나의 정책 결과물로 만들어낸다면 김상철 위원장이 바라던 그 ‘공정’을 이뤄낼 수 있지 않을까. 물론 그 공정의 주인은 당연히 노동당일 것이다.

 

서울적록포럼, 당 조직사럽으로서의 역할도

 

4차 포럼 현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4차 포럼 현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사진 : 강남규)

서울적록포럼은 포럼 자체의 의의뿐만 아니라 당 조직사업으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일단 정당에 대해 일정한 장벽을 지닌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정당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기회가 되어준다. 실제로 지난 포럼들, 특히 4차 포럼에서는 열 명 가량의 비당원이 참석했고 그중 일부는 적극적으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동시에 서울적록포럼은 비활동 당원들에 대한 조직사업이기도 하다. 서울적록포럼을 계기로 당 활동을 시작하고 당원들을 만나기 시작한 청년당원들이 많다. 이들은 다음 포럼의 발제자가 되거나, 또는 기획단에 참여할 만큼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서울적록포럼의 파급력은 지역으로까지 미치고 있다. 광주, 영남의 청년당원들로부터 서울적록포럼을 참고해보고 싶다는 연락이 왔다. 지역 청년당원들을 모아 활동을 시작하겠다는 장기적 기획의 발판으로써 포럼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좋은 흐름이다. 이런 연락을 받을 때마다 힘이 불끈 난다. 더 많은 연락을 기다린다.

더 나은 서울을 만드는 데 관심 있는 당원이라면 누구나, 나처럼 기획단으로 참여할 수 있다, 실제로 매 회 포럼 이후에 기획단이 한두 명씩 꾸준히 보강되고 있다. 연락주시라. 혹 기획단 참여까지는 부담스럽다면, 포럼에서 다뤄봤으면 하는 주제를 적극적으로 추천해주셔도 좋다. 아이템에 목마른 포럼 기획단이 두 팔 벌려 반길 거다. 그 주제에 대해 본인이 발제하고 싶다는 의사까지 내비쳐주신다면 금상첨화다.

 

포럼에 참석하지 못했거나 당일 발언을 돌아보고 싶은 분들을 위해 속기록과 자료집, 기획안 등을 구글드라이브에 모아두었다. 도움이 되길 바란다. http://goo.gl/vJp0Gu